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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1. 시작
2. 늦봄
3. 핏물로터리
4. 극동의 3리터
5. 문제없어요
6. 40hours
7. One Question
8. Yellow Rabbit
9. Once I was a Dog
10. Fantastic Island
11. 일곱박자
12. 울었어
13. Subway Toilet
14.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15. No Job No Truth
16. Their Home
17. Pretty Girl
18. 참 좋은 당신이 원하는 건 다 줄게요
19. Come and Go
20. 새벽별
21. 머무르는 별빛
22. 괜찮은 사람
23. 해당화
[Credit]
Written by 김일두
All songs by 김일두
All photos by 정성민
Designed by 이민화
Recorded & Produced by 정성민
Recorded on iPhone 3S at B동 301호, 2013.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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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일, 김일두라는 음악가의 공연을 보았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던 내 마음 속 풍경을 그대로 옮겨낸 듯한 그의 노래에 충격을 받았다. 닷새 뒤 제주에서 또 공연을 한다고? 무작정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김일두 라이브 부틀렉 《김일두 제주 2013.4.6》
부틀렉 bootleg : 밀주. 해적판. 팬이 공연 실황을 녹음해 비공식적으로 만든 음반.
2013년 4월 1일, 홍대 카페 ‘한잔의 룰루랄라’에서 열린 공연은 만우절 거짓말 같았다. 그 공연은 김일두의 새 앨범 <곱고 맑은 영혼>의 발매를 기념해 김목인, 김태춘, 박형, 사이, 삼군, 씨 없는 수박 김대중, 이랑, 하헌진, 회기동 단편선 등의 동료 음악가들이 김일두의 노래를 부르는 ‘김일두와 친구들’이라는 공연이었다. C는 이날 김일두의 공연을 처음 보았다. 그리고 단번에 김일두의 팬이 되었다.
2013년 4월 6일. 그날 제주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공항을 나와 찾아간 제주시의 카페 ‘B동 301호’는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고 낮게 깔린 어둠과 습기가 실내를 채우고 있었다. 리허설을 마친 김일두에게 녹음을 허락받은 C는 아이폰 3S의 녹음버튼을 눌러 무대 앞 테이블에 올려 두고 카페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지난 5일 동안 김일두의 노래를 수도 없이 찾아 들었지만 라이브의 매력은 또 다른 것이니까. 잘 담아두면 다시 찾아 듣게 될 날이 올 것 같았다. 카페는 금세 사람들로 가득 찼다. 1만 원 남짓인 걸로 알았던 입장료가 2만 원이었다는 이야기에 1시간 공연을 준비해왔던 김일두는 당시 병행하고 있던 밴드 지니어스의 곡들까지 꺼내 부르며 2시간 넘게 노래를 이어갔다. 그날, 사람들을 취하게 한 것은 맥주도 위스키도 아닌 김일두의 목소리였다.
김일두 생계지원 팬프로젝트CD로 만들어진 그날의 공연 실황
《김일두 제주 2013. 4. 6》은 그렇게 녹음해 간직해오던 27곡의 라이브 음원 중 녹음 상태가 좋지 않은 4곡을 제하고, 김일두의 팬이자 음악가인 삼군의 도움과 역시 김일두의 팬이자 음악가인 나잠수의 검수, 그리고 역시 김일두의 팬이자 디자이너인 이민화의 디자인 작업을 거쳐 CD로 발매된 부틀렉 앨범이다.
앨범으로 묶어내게 된 계기는 2016년에 있었던 김일두의 [구직 콘서트]. 음악을 하기 위해 17년 동안 화물차 운전, 음료 배달, 조선소, 인테리어 업체 등 30곳이 넘는 직장에서 일해왔다는 자칭 ‘구직의 거장, 실직의 유망주’의 사연에 그가 조금이라도 더 음악에 전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진 팬들이 마음을 모아 만들어 김일두에게 헌정했다.
(이 글은 김일두와 이 앨범에 관계된 팬들의 증언, 발매 당시의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쓰여졌으나 그 사이사이의 빈 틈은 상상력을 통해 메꿔 넣었으므로 감정적 묘사 부분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30대 초반의 김일두, 그 날것의 목소리
김일두는 자칭 ‘발라드 가수’이다. 발라드 가수라지만 30대 초반이었던 그의 목소리에는 펑크락 밴드 마마썬, 지니어스 등을 이끌던 락커로서의 영혼 역시 날것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 앨범에 담긴 그의 목소리는 그가 운동삼아 산책삼아 거닐곤 한다는 부산항의 고깃배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들처럼 펄떡거린다. 관객들의 호흡과 환호도, 공연장에 깔린 어둠과 습기와 비 오는 날의 냄새까지도 이 앨범을 듣다 보면 고스란히 그려진다.
제주 ‘B동 301호’에서의 공연이 어느덧 10년 전 일이 되었다. 10주년을 기념해 라이브 부틀렉 《김일두 제주 2013. 4. 6》 앨범을 150장 한정으로 재발매한다. 지난 10년 동안에도 김일두는 꾸준하고 부지련하게 노래를 만들고 불러왔다. 그 사이에도 몇 곳의 직장에서 일하며 일과 음악을 병행한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큰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음악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만큼은 되었다고 한다. 그 10년 사이에 새로이 김일두라는 음악가를 알게 된 팬들에게 이 앨범은 30대 초반의 김일두를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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